연상호 감독의 영화 <염력>(2018)은 평범한 은행 경비원이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한국형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전작 <부산행>으로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뒤 연상호 감독이 선보인 실사 장편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작품 속에는 아버지의 사랑, 사회 비판, 그리고 힘의 책임이라는 메시지가 깊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2025년 9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The Ugly)>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염력 줄거리와 의미
<염력>은 평범한 중년 은행 경비원 ‘신석헌’(류승룡 분)이 우연히 외계 물질에 노출되면서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물건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때로는 사람까지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녹록지 않았습니다. 오랜 세월 소원해진 딸 ‘루미’(심은경 분)와의 관계는 불편했고, 루미는 재개발 현장에서 불법 철거 용역들에게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석헌은 처음엔 초능력을 얻은 사실에 당황했지만, 곧 딸과 주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이 힘을 사용하기로 결심합니다. 재개발 세력의 폭력과 경찰, 언론의 왜곡 보도까지 맞서면서 그는 초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닌, 한 명의 아버지로서 싸움을 이어갑니다. 영화는 화려한 액션보다는 가족과 사회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현실적 고민과 결합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슈퍼히어로가 세상을 구한다’는 서사가 아니라, 힘을 가진 보통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가를 묻습니다. 아버지의 사랑, 부패한 권력 구조, 힘과 책임이라는 주제가 섞여 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염력 흥행 성적과 제작 배경
영화 <염력>은 2018년 1월 31일 개봉했습니다. 개봉 첫날 약 26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개봉 초반에는 화제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관객 수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최종 누적 관객 수는 약 98만 명에 그쳤습니다. 제작비 약 130억 원 규모의 대작이었음을 고려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도전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와 실사 영화 <부산행>을 통해 장르적 실험을 이어왔고, <염력>은 초능력과 가족 드라마를 결합한 한국형 슈퍼히어로를 시도한 작품이었습니다.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정유미 등 배우들의 연기 역시 안정적이었으며, 특히 류승룡은 어딘가 허술하지만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을 깊이 있게 표현했습니다.
비록 상업적 성과는 크지 않았지만, <염력>은 ‘한국 영화도 초능력 장르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남았고, 지금은 OTT 플랫폼을 통해 재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상호 감독 신작 <얼굴> 소개
연상호 감독은 이후 <반도>(2020),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2021)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신작 <얼굴(The Ugly)>을 선보입니다. 이 작품은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지만, 연상호 감독이 오랫동안 구상해온 주제를 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얼굴>은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어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인간의 기억, 상처, 도덕적 모호성을 다루며, 감독 특유의 사회적 문제의식이 담길 예정입니다. 박정민은 아버지와 아들을 1인 2역으로 연기해 도전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권해효와 신현빈 등이 출연해 연기 앙상블을 완성합니다.
이 영화는 2025년 9월 11일 한국 개봉이 확정되었으며,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작비는 약 2억 원으로 알려졌지만,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메시지와 독창적인 연출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결국 <염력>과 <얼굴>은 서로 다른 규모와 장르의 작품이지만, 모두 연상호 감독의 문제의식과 도전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한 작품은 초능력을 통해 사회와 가족을 바라봤고, 다른 작품은 인간의 얼굴과 기억을 통해 진실을 탐구합니다. 이 두 작품은 감독이 단순한 오락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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