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영화를 접했던 건 주말의 명화였습니다. 어린 마음에 “로맨스 영화는 지루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보고 나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죠. 《프리티 우먼》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해가는 모습, 그 속에 담긴 위트와 감동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어요.
지금도 OST를 들으면 그 장면 하나하나가 생각나곤 합니다.
가사가 뭔지도 모르면서 들리는 데로 따라 불렀었네요. 다 따라 부르지도 못하고 비슷하게 흥얼흥얼 열심히도 불렀었던 기억이 나요.
1990년 개봉작 《프리티 우먼 (Pretty Woman)》은 미국식 신데렐라 이야기로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정석으로 자리잡은 영화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와 배우, 명장면과 함께 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작품인지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연히 시작된, 그러나 진심이 된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은 비비안(줄리아 로버츠)는 할리우드 거리에서 생활하는 거리의 여성으로, 유쾌하고 솔직하며 씩씩한 성격을 지녔지만 현실적으로는 고달픈 삶을 이어가고 있죠.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에 잘 차려입은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그 남자는 바로 에드워드 루이스(리처드 기어) 뉴욕에서 온 냉철한 기업인으로, LA 출장 중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길을 잃었다가 비비안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비비안의 재치와 매력에 흥미를 느낀 에드워드는 그녀에게 하룻밤 함께 있어달라고 제안하고, 그 인연은 호텔에서의 며칠간 계약관계로 이어집니다. 그는 그녀에게 일주일 동안 동행해달라고 요청하고, 거액을 제시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드워드는 비비안에게 점점 더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비비안 역시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에드워드의 다정한 면을 알아가며 점점 진심을 품게 되죠. 둘의 관계는 단순한 ‘계약’을 넘어 서로에게 결핍된 감정을 채워주는 따뜻한 인연으로 발전합니다.
에드워드는 비비안을 고급 레스토랑과 오페라에 데려가며 ‘엘리트’ 세계로 인도하려 하지만, 비비안은 그 안에서도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려 하며 자신의 삶과 선택에 대한 자각을 해나갑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진정한 사랑을 선택하게 되죠.
배우들의 인생작이 된 로맨스
《프리티 우먼》을 이야기할 때 줄리아 로버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영화는 그녀를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주었고, 그녀의 밝은 미소와 털털한 매력은 ‘비비안’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에서도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죠.
리처드 기어는 부유하지만 고립된 남성 캐릭터를 세련되고 절제된 연기로 보여줬습니다. 냉정해 보이는 외모 뒤에 숨겨진 외로움, 그리고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과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매력에 완전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조연들의 활약도 빛났습니다. 호텔 지배인 바니(헥터 엘리존도)는 처음엔 비비안을 경계하지만 점차 그녀의 진심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도와주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는 이 영화의 감동을 책임지는 중요한 캐릭터 중 하나였죠.
명장면과 OST, 시대의 아이콘이 된 영화
《프리티 우먼》에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들이 가득합니다. 비비안이 고급 부티크에서 무시당했다가, 다음 날 화려한 옷을 입고 다시 찾아가 “Big mistake. Big. Huge!”라고 말하는 장면은 여성 관객들의 ‘속 시원함’을 자극한 대표적인 장면이죠.
그리고 둘이 함께 오페라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 루프탑에서 에드워드가 장미를 들고 찾아오는 결말 장면까지. 각 장면마다 디테일과 감정이 살아 있어,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뛰어넘는 감동을 전달합니다.
OST 역시 영화의 매력을 완성시킨 요소입니다. 특히 로이 오비슨(Roy Orbison)의 “Oh, Pretty Woman”은 영화 제목과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시그니처 곡으로, 지금도 수많은 패션쇼나 광고, 드라마에서 사용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주말의 명화는 성우가 더빙을 해주는데 OST는 그대로 들려줘서 더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메시지
《프리티 우먼》은 단순히 ‘신데렐라 로맨스’로 소비되기엔 아까운 영화입니다. 여성의 자존감, 진정한 사랑의 정의, 그리고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다가서는 인간 관계의 본질을 담아냈기 때문이죠.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의 찰떡 같은 케미스트리, 명장면과 명대사, 세련된 연출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사랑이란 감정의 힘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프리티 우먼》은 로맨틱 코미디 입문용으로도, 혹은 편안한 주말 감상용으로도 아주 훌륭한 선택입니다. 사랑에 대한 감성을 한 번 더 깨우고 싶다면, 이 영화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아주 오래된 영화긴 하지만 지금 봐도 너무 재밌는 영화니 한 번쯤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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